엄마들의 방

아주 가끔은.

솔개맘 | 2008.05.16 09:00 | 조회 2365



아주 가끔은 
 
 
 아주 가끔은 
 생각없이 떠도는 바람이 되어보고 
 앞산 가로지르는 구름이 되어보자 
 
 그리움에 상처난 별하나 되어보고 
 쪽빛물감 엎질러 놓은 하늘도 되어보자 
 
 아주 가끔은 
 아침을 여는 새소리 되어보고 
 뜻없이 흘러도 좋을 냇물이 되어보자 
 
 부서져야 시원한 파도가 되어보고 
 파도위에 자유로운 갈매기가 되어보자 
 
 아주 가끔은 
 봉창문 열어둔 나즈막한 사랑방 
 앉은뱅이 책상놓고 생각풀고 졸고있다 
 
 마당에 흩뿌리는 빗소리에 고개들어 
 곰실곰실 간지럼타는 흙냄새도 맡아보자 
 
 좋은세월 마주하고 세월위에 걸터앉아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귀담아 들어주고 묻어둔 이야기 
 
 헤픈이야기 먼지털어 들어주다 
 익숙한 친구처럼 모로쓰러져 
 잠들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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